라색 수술을 받은 뒤 눈이 자주 건조했고, PD 일을 하면서 모니터를 오래 보던 시기에는 퇴근할 무렵 눈이 유난히 피곤했습니다. 그때부터 루테인을 눈 피로 영양제로 먼저 떠올렸어요. 그런데 자료를 확인해 보니 눈이 뻑뻑한 문제와 루테인이 주로 관여하는 황반 건강은 구분해서 봐야 했습니다.
먼저 결론부터 말하면, 루테인은 눈과 관계없는 성분이 아니지만 화면 피로나 안구건조를 바로 해결하는 영양제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국내에서 인정된 기능성, 사람 대상 연구, 황반변성 환자를 대상으로 한 AREDS2 결과는 각각 적용 대상이 다릅니다.
루테인 효능, 식약처가 인정한 범위부터 보기
루테인은 황반에 존재하는 카로티노이드계 색소입니다. 황반은 망막 중심에서 세밀한 시야를 담당하는 부위예요. 식품안전나라는 마리골드꽃추출물의 기능성을 ‘노화로 인해 감소될 수 있는 황반색소밀도를 유지하여 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으로 안내합니다. 식품안전나라, 눈 건강 기능성 정보
여기서 빠뜨리기 쉬운 말이 ‘노화로 인해 감소될 수 있는 황반색소밀도’입니다. 이는 눈물막 부족이나 눈꺼풀 문제로 생기는 안구건조를 치료한다는 뜻도, 모니터를 오래 본 사람의 피로가 곧바로 줄어든다는 뜻도 아닙니다.
식약처 고시 기준에서 마리골드꽃추출물의 일일섭취량은 루테인으로서 10~20mg입니다. 이 숫자는 성인에게 결핍을 막기 위해 정한 권장섭취량이 아니라, 해당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에 적용되는 일일섭취량입니다. ‘일반 성인은 10mg, 고령자는 20mg’처럼 나이만으로 양을 나누는 공식 기준은 아닙니다.
화면을 오래 보는 사람에게 효과가 있다는 말은 어디까지 맞을까
2025년 무작위 이중맹검 시험에서는 하루 6시간 이상 화면을 사용하는 성인 70명이 루테인 10mg과 지아잔틴 이성질체 2mg 또는 위약을 180일 동안 섭취했습니다. 루테인·지아잔틴군에서 눈물 분비량과 눈물막 안정성 등 일부 검사 수치는 더 좋아졌지만, 참가자가 직접 평가한 눈 피로와 컴퓨터 관련 증상은 두 집단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Lopresti·Smith, Frontiers in Nutrition, 2025
객관적인 검사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있었다는 점은 참고할 만합니다. 다만 참가자가 70명인 단일 연구이고, 연구진의 건강기능식품 업계 관련 이해관계도 공개돼 있습니다. 이 결과 하나로 화면을 오래 보는 모든 사람에게 루테인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저 역시 루테인을 먹은 시기와 눈이 덜 피곤하다고 느낀 시기가 겹쳤지만, 그 변화가 영양제 때문이라고 확인한 것은 아닙니다. 화면 사용시간, 실내 습도, 수면, 눈 깜빡임처럼 함께 달라질 수 있는 요인이 많기 때문입니다. 눈 표면의 건조감이 중심이라면 눈 뻑뻑함 원인과 인공눈물 사용 기준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질문에 더 가깝습니다.
AREDS2의 루테인 10mg은 일반 눈 영양제 기준이 아니다
루테인 광고에서 자주 보이는 AREDS2는 일반적인 눈 피로나 초기 노화를 예방하기 위한 연구가 아닙니다. 미국 국립안연구소는 중기 연령관련 황반변성이 한쪽 또는 양쪽 눈에 있거나, 한쪽 눈에 후기 황반변성이 있는 사람에게 AREDS2 조합이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초기 황반변성이 중기로 진행하는 것을 예방하는 조합은 아니라고도 밝힙니다. 미국 국립안연구소, AREDS2 안내
AREDS2 조합에는 루테인 10mg과 지아잔틴 2mg 외에도 비타민 C 500mg, 비타민 E 400IU, 아연 80mg, 구리 2mg이 들어갑니다. 루테인 한 성분의 일반적인 효능을 시험한 제품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황반변성을 진단받았다면 시중의 ‘눈 영양제’를 임의로 고르기보다 안과에서 단계와 조합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루테인을 고려할 때 판단 순서
화면을 오래 본 뒤 눈이 뻑뻑한 경우라면 화면 휴식, 완전한 눈 깜빡임, 바람과 습도, 렌즈 착용시간을 먼저 점검하는 편이 낫습니다. 통증이나 시력 변화가 있거나 한쪽 눈만 심하게 불편하다면 영양제보다 안과 검사가 우선입니다.
평소 식사에서는 시금치·케일 같은 녹황색 채소와 달걀노른자 등으로 루테인과 지아잔틴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식단이 단조롭거나 제품을 선택하려면 건강기능식품 표시, 루테인으로서 하루 섭취량, 지아잔틴과 다른 비타민·미네랄의 중복 여부를 확인하세요. 함량이 높을수록 효과가 비례해 커진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루테인은 ‘눈에 좋다’는 한 문장보다 적용 대상을 구분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황반 건강을 위한 기능성 원료인지, 화면 피로를 다룬 소규모 연구인지, 황반변성 환자를 위한 복합 조합인지 확인하면 광고 문구에 끌려갈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참고자료
- 식품안전나라, 눈 건강과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정보, https://www.foodsafetykorea.go.kr/portal/healthyfoodlife/functionalityView.do?viewNo=14
- National Eye Institute, AREDS 2 Supplements for 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 2021, NEI 원문
- Lopresti AL, Smith SJ. Frontiers in Nutrition, 2025, PubMed 원문
자료 최종 확인일: 2026-08-01
이 글은 공공기관 지침과 공개된 연구를 바탕으로 작성한 일반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거나 약을 복용 중이라면 의료진과 상담하세요.